드라마 [멜로가 체질]

2020. 2. 29. 10:11문화생활/영화

드라마 멜로가 체질

 

한달전에 몰아서 본, 재미있게 본 청춘 드라마.
천우희와 안재홍이 좋아서 보고싶었다.

감독도 이병헌감독이고 음악도 김태성 음악감독이 했고, 안볼이유가 없었던 그런 드라마였다.


신인 작가인 천우희와 드라마 (스타)감독 안재홍이 같이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발생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배경이 방송국이다보니, 주변인물들은 다큐멘터리 PD, 광고회사 직원, 뮤지션 등 다 방송계, 예술계에 속해있고, 거기서 발생하는 문제들, 로맨스를 그렸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모두가 주연인 드라마이다.
물론, 간판은 천우희와 안재홍이지만, 천우희의 룸메이트들의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엄청 박장대소하는 부분보다는, 소소하게 웃기는,
뭐랄까, 피식보다는 크고 손뼉치며 웃는것보다는 덜한, 그런 잔잔보다는 큰 그런 웃음을 주는 영화다.

 


배경도 방송국이다 보니 대놓고 PPL을 한다.
이건 PPL을 위한 드라마. 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대놓고 드러낼 뿐만 아니라 주인공들이 대놓고 홍보한다.
안재홍 '그냥마셔' 하는 부분에서는 이런 어이없음을 뻔뻔하게 쓴 작가와 연출진과, 이걸 연기하는 배우들 모두가 정말 웃겼다.


극중 임진주역의 천우희 특유의 말투가 있다.
똑부러지게 말하면서도 한 문장을 길게 말하는 그런 말투이다.

 

재밌게보았지만 그래도 거슬렸던건, 다른 배우들의 임진주화된 어색한 말투.
한명의 작가가 여러명의 캐릭터 대사를 쓰기 때문에, 그리고 또 의도했을수도 있지만, 임진주의 말투가 다른 캐릭터들에서도 보이는데, 문제는 그게 너무 어울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안입는 옷을 입는 느낌이 이런거구나를 여러번 느껴서 좀 안타까웠다. 
그냥 이 캐릭터에는 이 말투 빼지 왜 이렇게 굳이 넣었을까 싶을정도로?

반면에, 임진주 말투를 매우 잘 소화해 내서, 언뜻 들으면 임진주말투가 아닌듯 보이지만 자세히 들으면 결국 다 같은 말투였던 그정도로 연기를 잘했던 배우들도 있다.
한주역에 한지은
소민 역에 이주빈
무엇보다 정혜정작가 역을 한 백지원 이라는 배우
통통튀는 영양사 다미 역을 한 이지민
이들은 볼때마다 진짜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등장인물들을 보아도 캐릭터가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그만큼 다 연기를 너무 찰떡같이 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드라마가 간만에 재미있었다.
아마 멜로가체질을 본방송으로 봤더라면 너무 궁금해서 기다리다못해 안보게 됐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한회, 한회의 엔딩부분을 잘 끊었다.

 


또.. 기억에 남는부분은 후반부의 전여빈이 죽은남친한테 가위눌리는 장면.
드라마 후반부에, 은정이 자면서 홍대한테 가위눌리는 장면이 상당히 마음이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후, 망상?속에서 삶을 살아나가며, 죽은 이와 함께사는 그녀인데,
이제 자기자신도 좀 챙기면서, 죽은 영혼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니, 죽은 홍대에 대한 죄책감때문인지, 죽은 홍대가 은정을 죽이려고 하는 장면이 있었다. 그 때 은정이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않고 말리지도 않고 그냥 울기만 했는데, 그 모습이 진짜 마음아팠다.

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것도 힘든것이고,
잃고나서도 계속 망상을 가지면서 사는것도 안타까운데,
망상속에서 벗어나려고 하니, 그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그리워했던 사람이 자기를 죽이려고 한다니..
이부분 보고나서는 진짜 몇번이고 곱씹어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이런것처럼 멜로가체질은 밝은 캐릭터들의 소꿉놀이정도는 아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고, 잔향이 남는듯하다.

 


천우희는 언제봐도 즐겁다. 
좋은 역할을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다.
안재홍도 정봉이에서 주만이, 손범수까지 잘 해나가고 있다. 더 잘나갔으면 좋겠다. 사냥의 시간까지도!